안녕하세요. 저는 규모가 큰 회사에서 몇 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가 첫 회사구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성과와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회사에서도 핵심 인력으로 분류됐고, 팀의 주요 업무 대부분에 관여했습니다. 팀장이 장기간 자리를 비우거나, 격무중에는 의사결정을 비롯하여 사실상 팀을 이끌기도 했습니다. 조직개편 과정에서는 여러 동료가 제가 다음 리더를 맡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이야기해줬고, 저 역시 더 큰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기여하고 싶다는 뜻을 회사에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저는 리더로 선임되지 않았고, 기존 팀도 해체됐습니다. 이후 새로운 리더가 꾸린 팀의 팀원으로 재배치되면서 제가 강점을 보여왔던 분야의 역할과 의사결정 범위도 이전보다 아주 크게 줄었습니다. 돌아보니 그동안 제 성과와 강점을 직접 지켜보고 인정해주던 리더들은 대부분 회사를 떠났습니다. 현재 리더십과는 친분이 없거나 마이너스인 상황이라서, 신뢰를 처음부터 다시 쌓아야 하는 상황이고, 함께 일하던 동료들도 조직개편 이후 하나둘 휴직하거나 퇴사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이 회사 안에서 다시 이전과 같은 역할을 되찾고, 더 성장할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보상도 숫자만 보면 괜찮아 보이지만, 실제 만족도는 높지 않습니다. 그동안 인상률이 낮지는 않았지만, 기본연봉이 높은 편이라기보다 비포괄 근무로 발생한 초과근무수당과 일부 추가 보상이 더해져 원천징수액이 높아진 구조에 가깝습니다. 결국 현재의 총소득에는 긴 근로시간과 소진의 대가가 상당 부분 포함돼 있습니다. 회사 규모와 별개로 사업과 지배구조 특성상 몇 년 후를 당연하게 여길만큼 장기적인 안정성에도 확신이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이런 조직 변화와 여러 사건이 겹치면서 심신이 크게 지쳤고, 최근에는 공황 초기 증상까지 생겼습니다. 상황을 바꾸기 위해 이직을 결심했고, 실제로 그동안 관심을 보였던 외부 회사와 합류 논의도 상당히 진행됐었습니다. 제 경력과 역량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상대 회사가 최종적으로 채용 자리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논의는 무산됐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당장 선택할 수 있는 이직처가 있는 것이 아니라, 현직을 유지하면서 다음 기회를 찾아야 하는 상태입니다. 문제는 제가 어디까지 버텨봐야 하느냐입니다. 이미 역할과 성장 경로가 크게 축소된 조직에서 새로운 리더십과 관계를 다시 쌓으며 기회를 만들어보는 것이 맞을지, 아니면 일정한 보상 하락과 적응의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제 전문성을 인정받고 더 큰 역할을 맡을 수 있는 환경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다시 쌓기 불가능한 구조에 가깝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리더가 되지 못한 아쉬움도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고민의 핵심은 팀장이라는 직함 자체가 아닙니다. 저는, 제가 잘하는 분야에서 중요한 문제를 맡고, 그에 걸맞은 책임과 권한을 가지며, 장기적으로 전문성과 영향력을 키워가고 싶습니다. 한때 핵심 인력으로 인정받았던 사람이 조직개편 이후 역할과 성장 경로를 한꺼번에 잃었다면, 이를 일시적인 변화로 보고 현재 조직에서 다시 기회를 만들어보는 것이 현실적일까요? 아니면 이미 본격적으로 이직을 준비해야 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할까요? 또 다음 회사를 검토할 때는 연봉 외에 역할과 권한, 보고 체계, 평가 기준 등을 어느 수준까지 확인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초과근무로 높아진 현재의 총소득과 비교했을 때, 건강과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어느 정도의 보상 감소까지 감수하는 것이 현실적인지도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아참, IT업계입니다..! 개발직군에 소속되어있습니다.